AI 전력주 기사에서 버티브 이튼 두 이름은 거의 한 단어처럼 붙어 다닌다. 데이터센터 안으로 전기를 넣고, 서버 열을 빼내는 회사라는 설명까지 같다. 그런데 두 회사의 2026년 2분기 실적 자료를 나란히 놓고 보면 닮은 점보다 다른 점이 더 많다. 한쪽은 분기 매출 33억 달러에 유기 성장 18%, 다른 쪽은 85억 달러에 14%다. 한쪽은 수주잔고를 분기마다 공시하고, 다른 쪽은 올해 들어 수치를 내지 않는다. 한쪽은 배당수익률이 1%대이고, 다른 쪽은 배당은 있지만 0.1%도 안 된다.
이 글은 버티브 이튼 비교를 사업 구조, 2분기 실적, 수주와 백로그, 2026년 가이던스, 밸류에이션 다섯 축으로 한다. 수치는 두 회사의 보도자료(버티브 2Q26, 이튼 2Q26)와 실적 발표 자료(이튼 프레젠테이션), SEC 제출 문서(버티브 10-K)에서 그대로 가져왔고 시세는 8월 26일 종가다. 어느 쪽이 낫다는 결론은 없다. 같은 테마로 묶인 두 회사가 실제로는 어떤 물건인지 보는 글이다. 개별 종목 지도는 미국 AI 전력 관련주와 미국 냉각 관련주에, 이튼과 슈나이더의 비교는 슈나이더 일렉트릭 주식에 따로 있다.
두 회사는 무엇을 파는가
버티브(Vertiv, VRT)는 데이터센터, 통신망, 상업·산업 시설에 전력·열관리·IT 인프라와 서비스를 공급한다. 2016년 에머슨 일렉트릭이 네트워크파워 사업을 플래티넘 에쿼티에 40억 달러 이상에 매각했고 이후 버티브로 이름을 바꿨다. 무정전전원장치(UPS), 배전, 정밀 공조, 액체냉각, 랙과 컨테인먼트, 설치·유지보수 서비스가 사업이고, 회사 스스로 SEC 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 수요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고 쓴다. 이튼과 비교하면 데이터센터·디지털 인프라 노출이 훨씬 집중돼 있다. 2분기 지역별 매출은 미주 20억 7,080만 달러, 아시아태평양 7억 1,990만 달러, 유럽·중동·아프리카 4억 8,360만 달러로, 미주가 63%를 차지한다.
이튼(Eaton, ETN)은 전력 관리 회사이지만 사업이 넷이다. 2분기 기준 Electrical Americas 40억 달러, Electrical Global 25억 달러, Aerospace 12억 달러, Mobility 8억 4,100만 달러다. 데이터센터는 이 가운데 Electrical 두 세그먼트 안의 최종시장 하나이지 별도 세그먼트가 아니다. 이튼은 항공기 유압 시스템과 차량 부품도 판다. 그래서 같은 “AI 전력주”라도 버티브는 데이터센터 경기를 훨씬 직접적으로 받고, 이튼은 데이터센터가 잘 돼도 다른 사업이 희석하고, 데이터센터가 꺾여도 다른 사업이 받쳐 준다.
한 가지 더 볼 것은 냉각이다. 버티브의 본업 중 하나가 냉각인데, 이튼이 2026년 보이드 서멀(Boyd Thermal)을 인수하면서 열관리 시장에 직접 들어왔다. 2분기는 인수 후 첫 완전 분기였고, 이튼 자료 기준 Electrical Global 보고 매출 증가율 44%는 유기 성장 18%에 인수 효과 25%포인트, 환율 1%포인트가 더해진 값이다. 즉 분기 매출 증가분의 절반 이상이 보이드에서 왔다. 두 회사가 겹치는 영역이 전력에서 냉각으로 넓어진 셈이다.
2분기 실적을 나란히 놓으면
| 항목 | 버티브 | 이튼 |
|---|---|---|
| 매출 | 32억 7,400만 달러 | 85억 달러 |
| 보고 성장률 | +24% | +21% |
| 유기 성장률 | +18% | +14% |
| 이익률 | 조정 영업마진 22.6% | 세그먼트 마진 23.1% |
| 조정 EPS | 1.52달러 (+60%) | 3.15달러 (2분기 최대) |
| 잉여현금흐름 | 조정 잉여현금흐름(adjusted FCF) 9억 2,500만 달러 | 잉여현금흐름(FCF) 8억 7,400만 달러 |

매출 규모는 이튼이 2.6배 크지만 성장 속도는 버티브가 빠르다. 유기 성장 18% 대 14%인데, 이튼의 성장률에는 보이드 인수 효과가 빠져 있고 버티브의 성장률에도 환율과 인수 효과가 빠져 있으니 같은 기준이다. 이익률은 비슷해 보인다. 버티브 조정 영업마진 22.6%, 이튼 세그먼트 마진 23.1%인데, 이튼을 세그먼트별로 쪼개면 Electrical Americas가 27.5%로 가장 높고 Mobility가 13.0%로 가장 낮다. 다만 Electrical Americas 27.5%는 유틸리티, 산업, 상업, 주거까지 포함한 세그먼트 마진이고 데이터센터 하위 시장의 마진은 따로 공개되지 않아 버티브와 직접 비교할 수는 없다.
현금흐름은 흥미롭다. 지표 정의가 다르다는 점(버티브는 조정 잉여현금흐름, 이튼은 잉여현금흐름)을 감안해도, 분기 매출이 2.6배 작은 버티브가 9억 2,500만 달러로 이튼의 8억 7,400만 달러보다 많다. 분기 하나의 숫자라 운전자본 변동에 따라 흔들리는 값이지만, 매출 대비 현금 전환이 버티브 쪽이 높았던 분기라는 점은 분명하다. 연간으로는 이튼이 잉여현금흐름 39억~43억 달러, 버티브가 24억~26억 달러를 가이던스로 냈다.
수주와 백로그, 공시하는 회사와 안 하는 회사
버티브 이튼 비교에서 두 회사가 가장 다른 지점이 여기다.
이튼은 분기마다 세그먼트별로 12개월 이동평균 수주 증가율, 백로그 증가율, book-to-bill을 공시한다. 2분기 자료 기준 Electrical Americas 수주는 유기 기준 41% 늘었고 백로그는 전년 대비 33% 늘어 152억 달러다. Electrical Global은 수주 33%, 백로그 103% 증가로 잔고가 두 배가 됐다. Electrical 사업 전체의 12개월 book-to-bill은 1.2, Electrical Americas만 보면 1.3이다. 발표 자료 3쪽에는 “Electrical 부문 데이터센터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약 85%, 매출은 약 65% 증가”라고 따로 적었다.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 자체는 공시하지 않지만, 성장률은 매 분기 나온다.
버티브는 다르다. 2025년 4분기 자료(2026년 2월 11일)까지는 수주 수치를 적극적으로 냈다. 백로그 1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9% 증가, 4분기 유기 수주 252% 증가, 12개월 유기 수주 81% 증가, 4분기 book-to-bill 약 2.9배였다. 그런데 2026년 1분기와 2분기 보도자료, 발표 자료, 10-Q에는 수주 증가율도, book-to-bill도, 현재 백로그 금액도 나오지 않는다. 경영진은 2분기 콜에서 파이프라인 가속과 연간 수주 증가 기대를 말로는 언급했지만 숫자는 내지 않았다. 수주가 약해서 숨겼다고 추론할 근거는 없다.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숫자 공개가 중단돼 외부 투자자가 직접 확인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시된 버티브 백로그는 2025년 말 회사 전체 150억 달러이고, 이튼은 2026년 6월 말 Electrical Americas 한 세그먼트 백로그가 152억 달러다. 범위와 시점이 달라 금액으로 수요 강도를 비교할 수는 없고, 이 글에서 비교하는 것은 공개 투명성의 차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 차이는 작지 않다. 수주 수치가 매 분기 나오는 회사는 성장의 선행지표를 밖에서 확인할 수 있고, 안 나오는 회사는 매출 가이던스와 경영진 코멘트로 추정해야 한다. 버티브의 2026년 매출 가이던스가 2월 132억 5,000만~137억 5,000만 달러에서 7월 138억~142억 달러로 올라간 것은 수요와 파이프라인이 강하다는 간접 신호다.
2026년 가이던스가 말하는 것
| 버티브 | 이튼 | |
|---|---|---|
| 유기 성장 | 30~32% | 11~13% |
| 조정 EPS | 6.65~6.75달러 | 13.40~13.60달러 |
| 마진 | 조정 영업마진 23.3~24.3% | 세그먼트 마진 24.1~24.5% |
| 3분기 | 매출 36억 5,000만~38억 5,000만 달러, 유기 약 35% | 조정 EPS 3.46~3.56달러, 유기 13.5~15.5% |
버티브는 2026년 유기 성장 30~32%를 제시했고 3분기만 보면 약 35%다. 2025년 연간 유기 성장이 26%였으니 성장이 가속하고 있다는 뜻이다. 조정 EPS 가이던스 중간값 6.70달러는 2월 초기 가이던스 중간값 6.02달러에서 올라간 값이다. 이튼은 유기 성장 11~13%, 조정 EPS 13.40~13.60달러로 중간값이 2025년보다 12% 높다. 이튼의 숫자가 작아 보이지만 규모를 곱하면 달라진다. 2분기 실제 유기 성장액은 버티브 약 4억 7,100만 달러, 이튼 약 9억 8,400만 달러로 이튼이 두 배다(계산값). 연간 가이던스로 보면 버티브는 2025년 매출 102억 3,000만 달러에 31%를 곱한 약 31억 7,000만 달러, 이튼은 2025년 매출 274억 5,000만 달러에 12%를 곱한 약 32억 9,000만 달러로, 가이던스가 암시하는 연간 유기 매출 증가액은 비슷하다(계산값).
지역도 갈린다. 버티브는 미주 21%, 아시아태평양 26% 성장에 유럽·중동·아프리카는 2% 역성장이다. 이튼 Electrical Global은 유기 18% 성장에 백로그가 두 배가 됐다. 버티브 EMEA는 하반기 회복을 회사가 예상했고, 이튼 Electrical Global 숫자는 미국 밖 전력 인프라 수요가 강하다는 신호로 읽을 수 있다. 다만 두 회사 숫자만으로 유럽 시장 전체를 판단하는 것은 해석의 영역이다.

밸류에이션과 주가 위치
8월 26일 종가(VRT, ETN) 기준 버티브는 263.81달러, 시가총액 1,016억 달러, 후행 EPS 4.42달러에 후행 PER 59.7배다. 이튼은 419.44달러, 시가총액 1,629억 달러, 후행 EPS 9.82달러에 후행 PER 42.7배다. 2026년 조정 EPS 가이던스 중간값으로 나누면 버티브 39.4배, 이튼 31.1배가 된다(계산값). 배당은 둘 다 있지만 크기가 다르다. 버티브는 2026년 6월 분기배당 주당 0.0625달러, 연환산 0.25달러로 배당수익률이 약 0.09%다. 이튼은 연 4.40달러, 약 1.05%다.
52주 범위를 보면 위치가 다르다. 버티브는 118.70~379.94달러 범위에서 현재가가 고점보다 30.6% 낮고, 이튼은 311.92~478.00달러 범위에서 고점보다 12.3% 낮다. 버티브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가이던스를 전 항목 상향했는데도 고점 대비 낙폭이 큰 것은, 성장 프리미엄을 많이 받은 주식일수록 AI 투자 속도에 대한 시장의 우려에 더 크게 움직이는 경향으로 읽을 수 있다. 이튼은 항공과 차량 사업이 완충 역할을 한다.
버티브 이튼 숫자를 비교할 때 조심할 것
첫째, 이익률의 정의가 다르다. 버티브의 22.6%는 회사 전체의 조정 영업마진이고, 이튼의 23.1%는 세그먼트 마진이라 본사 비용과 구조조정 비용이 빠져 있다. 같은 기준으로 맞추면 이튼의 전사 마진은 세그먼트 마진보다 낮아진다. 두 숫자를 소수점까지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둘 다 20%대 초중반이라는 정도로 읽는 것이 맞다.
둘째, 조정 EPS와 희석 EPS의 간격이 다르다. 희석 EPS는 버티브 1.27달러, 이튼 2.11달러이고 조정 EPS와의 차이가 버티브는 0.25달러, 이튼은 1.04달러다. 두 회사 모두 무형자산 상각 같은 항목을 빼서 조정 EPS를 만들지만 조정 항목의 구성이 같지 않으니, 조정 EPS끼리 비교할 때는 각 사 자료 뒤에 붙은 조정 내역 표를 같이 봐야 한다.
셋째, 성장률은 평균이다. 버티브의 유기 성장 18%는 미주 21%, 아시아태평양 26%, 유럽·중동·아프리카 -2%의 평균이고, 이튼의 14%도 Electrical Americas 18%와 Mobility -2%가 섞인 값이다. 성장률 한 숫자보다 지역별, 세그먼트별 숫자가 회사의 실제 모습에 가깝다.
넷째, 백로그의 범위가 다르다. 이튼 자료의 152억 달러는 Electrical Americas 한 세그먼트 값이고, 버티브의 150억 달러는 전사 값이다. 두 숫자가 비슷하다고 두 회사의 수주 규모가 같다고 읽으면 안 된다.
어떤 투자자에게 어떤 종목인가
데이터센터 설비투자 사이클에 가장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싶다면 버티브다.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 수요에 상당 부분 의존하고, 성장률이 높고, 그만큼 주가 변동도 크다. 배당수익률이 0.09%로 사실상 없는 것에 가깝고 후행 PER이 60배 가까워 실적이 조금만 기대에 못 미쳐도 조정폭이 크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데이터센터를 포함하되 항공, 차량, 유틸리티, 상업 건물까지 전력 관리 전반에 분산된 종목을 원하면 이튼이다. 성장률은 낮지만 수주 수치가 매 분기 공개되고, 배당수익률이 1%대이고, 52주 고점 대비 낙폭이 작다. 데이터센터가 꺾일 때 다른 사업이 완충한다는 것은 반대로 데이터센터가 뛸 때 주가가 버티브만큼 오르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둘을 같이 들고 있는 경우라면 중복을 의식할 필요가 있다. 두 회사는 전력에서 겹치고 이제 냉각에서도 겹친다. 이튼이 보이드 서멀을 인수한 이후로는 버티브의 냉각 매출과 이튼 Electrical Global의 냉각 매출이 같은 고객을 두고 경쟁한다. 두 종목을 모두 담는 것이 분산이 아니라 같은 시장에 두 번 베팅하는 것일 수 있다.
리스크
버티브의 위험은 집중의 뒷면이다. 하이퍼스케일러 설비투자가 늦춰지면 이튼보다 훨씬 큰 비중의 매출이 영향을 받는다. 2026년 들어 수주 수치를 공시하지 않는 것도 외부에서 선행지표를 확인하기 어렵게 만든다. 유럽 역성장이 하반기에 회복된다는 것은 회사의 전망이지 확정이 아니다. 이튼의 위험은 데이터센터 성장이 전체 숫자에 희석된다는 점과, 보이드 서멀 인수로 냉각 시장에 들어오면서 버티브·슈나이더와 직접 경쟁하게 된 점이다. 인수 첫 분기 성과가 좋았다고 통합이 끝난 것은 아니다. 두 회사 모두 후행 PER 40배를 넘는다. 가이던스 중간값을 기준으로 해도 31~39배라 성장률이 한 번 꺾이면 배수 조정이 실적 조정보다 먼저 온다.
정리
버티브 이튼 두 회사를 같은 줄에 놓는 것은 틀리지 않다. 둘 다 AI 데이터센터에 전기와 냉각을 공급하고, 2분기에 버티브는 핵심 지표 전반을, 이튼은 유기 성장률과 조정 EPS를 상향했다. 다만 사려는 것이 데이터센터 경기 그 자체라면 버티브가 그 물건이고,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전력 인프라 전반과 배당이 필요하다면 이튼이 그 물건이다. 성장률, 수주 공시, 배당, 낙폭 네 가지를 놓고 보면 둘은 대체재가 아니라 다른 위험을 가진 다른 종목이다.
자주 묻는 질문
버티브 이튼 중 성장이 더 빠른 곳은
2026년 2분기 유기 성장은 버티브 18%, 이튼 14%다. 연간 가이던스는 버티브 30~32%, 이튼 11~13%로 버티브가 빠르다. 다만 이튼은 분기 매출이 85억 달러로 버티브(33억 달러)의 2.6배라 2분기 유기 성장액은 이튼(약 9억 8,400만 달러)이 버티브(약 4억 7,100만 달러)의 두 배이고, 연간 가이던스가 암시하는 증가액은 둘 다 32억 달러 안팎으로 비슷하다(계산값).
버티브는 배당이 있나
있지만 매우 작다. 2026년 6월 분기배당이 주당 0.0625달러, 연환산 0.25달러로 8월 26일 종가 기준 배당수익률 약 0.09%다. 이튼은 연 4.40달러, 약 1.05%다.
버티브 수주잔고는 얼마인가
마지막으로 공시된 값은 2025년 12월 말 150억 달러(전년 대비 +109%)다. 2026년 1분기와 2분기 자료에는 백로그 금액이 없다. 이튼은 2026년 6월 말 Electrical Americas 백로그 152억 달러를 공시했다.
이튼의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은
이튼은 데이터센터 매출 비중을 분기 자료에 별도로 공시하지 않는다. 대신 2분기 발표 자료에 Electrical 부문 데이터센터 수주 약 85% 증가, 매출 약 65% 증가라고 적었다.
버티브 이튼 PER은
8월 26일 종가 기준 후행 PER은 버티브 59.7배, 이튼 42.7배다. 2026년 조정 EPS 가이던스 중간값으로는 각각 39.4배, 31.1배다(계산값).
두 회사를 담은 국내 ETF와 냉각 비중은 데이터센터 냉각 ETF에서 정리했다.
이 글은 정보 제공 목적일 뿐이다. 언급된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지 않으며, 투자 판단과 결과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최종 확인: 2026-08-27


